• 조현병학회, “클로자핀 혈액 검사 기준 재정 필요하다”
  • 환자 많지만 처방율은 극히 미미...장기 혈액 검사 의무 재검토 문제 제기
  •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의 원활한 치료 위해 ‘클로자핀’의 혈액검사 기준 개정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학회에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2026 대한조현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클로자핀 혈액검사 기준 개정 필요성’을 주제로 조현병 분야 전문의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세계적으로 전체 조현병 환자의 약 30%는 기존 항정신병약물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 조현병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자핀은 국내 치료 저항성 조현병의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사망률 및 자살시도·입원율 감소와 관련된 근거도 축적돼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잦은 혈액검사 등 엄격한 관리 규정이 클로자핀 처방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클로자핀 처방률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 규모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5%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클로자핀은 복용 후 18주까지 매주, 그 이후부터는 매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무과립구증과 호중구감소증 등 혈액 관련 이상반응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같은 의무가 환자는 물론 의료진 모두에 너무나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게 이날 학계의 공동된 이견이었다. 현재 국내서 클로자핀 처방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7~8년으로 이 또한 클로자핀 처방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혈액 이상반응 위험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세현 서울대병원 교수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클로자핀을 처방받은 환자 2,417명을 분석한 결과, 호중구감소증 환자는 9.7%(234명), 중증 호중구감소증에 해당하는 무과립구증 발생 환자는 0.17%(4명)에 각각 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증 호중구감소증 환자 중 클로자핀 치료를 지속한 환자에서는 무과립구증이 발생한 사례가 없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혈액 이상반응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는 필요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검사 주기와 치료 중단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환자 상태에 따른 능동적 감시보다 규정 준수를 위한 절차가 될 수 있고, 혈액검사를 위한 환자 동의 절차가 클로자핀 처방 부담을 높이는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무과립구증은 호중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월 1회 혈액검사로는 이를 제때 발견하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장기 복용 환자에게 매주 혈액검사를 실시하는 것도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의무적인 절차로 치료 부담을 높이는 것 보다는 환자 상태에 따른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 FDA는 2025년 클로자핀에 대한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 프로그램(REMS)을 폐지해 의료진과 약국, 환자의 프로그램 참여 의무와 조제 전 절대호중구수 검사 결과 보고 의무를 없앴다. 의무적인 보고 시스템이 호중구감소증 위험을 실질적으로 낮춘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폐지의 배경이었다. 다만 제품설명서에 명시된 모니터링 주기에 따라 호중구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도 백혈구 수치보다 절대호중구수(ANC) 중심의 모니터링을 권고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검사 주기를 완화해 안전관리는 유지하면서 장기 복용 환자의 검사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준을 조정했다.

     

    김세현 교수는 “전체 조현병 환자의 약 15%는 클로자핀 치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처방률은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클로자핀을 적절히 사용하면서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치료의 리스크와 베네핏을 함께 고려해 관리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쓴날 : [26-07-28 09:14]
    • 전용석 기자[dailymedic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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