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최근 일반담배 흡연율은 감소하는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제품의 건강 위해성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담배 현재흡연율은 남성 28.5%, 여성 4.2%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액상형 4.9%, 궐련형 7.2%로 소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일반담배 흡연율 감소만으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전자담배 사용 증가에 따른 건강 위험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제주) 윤현영 원장은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무해하다는 인식 때문에 사용 진입 장벽이 낮아지기 쉽지만, 니코틴과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담배제품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며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시작한 흡연은 노출 기간이 길어 만성 호흡기질환과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금연과 정기적인 건강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흡연은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은 기관지와 폐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COPD는 초기에는 기침이나 가래, 운동 시 숨참 정도로 나타나 감기나 체력 저하로 오인하기 쉽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일상생활 중에도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은 혈관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혈관 내피 기능을 저하시켜 혈압과 심박수에 영향을 주고 혈전 형성을 촉진해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대사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경우 흡연으로 인한 혈관 손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간접흡연 역시 안전하지 않다. 질병관리청은 간접흡연이 성인의 폐암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위험을 높이며 어린이에게는 천식과 중이염, 폐 기능 손상 등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이 단순 수증기가 아니라 니코틴과 다양한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기침, 가래, 흉부 불편감, 숨참 등의 증상을 단순 감기나 피로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관지와 폐의 염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사용자’의 경우 더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담배로 전환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니코틴 의존과 호흡기 자극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윤현영 원장은 “전자담배를 금연의 대체재로 여기기보다 완전한 금연을 목표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흡연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폐 건강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침과 가래가 3주 이상 지속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고 흉부 불편감, 객혈,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경우 폐 질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폐 기능 검사는 기관지와 폐의 환기 기능을 확인해 COPD 등 호흡기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흉부 X-ray는 기본적인 폐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장기간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폐암 조기 발견에 활용된다.
다만 의료진들은 폐 CT 검사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닌 만큼 흡연 기간과 흡연량, 가족력, 호흡기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검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흡연과 전자담배 사용으로 인한 폐 손상은 초기 증상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방치되기 쉽다”며 “세계 금연의 날을 계기로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제품을 끊는 완전한 금연을 실천하고, 흡연력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폐 기능과 심뇌혈관 위험요인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