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건간호 인프라’가 부각되고 있다. 통합돌봄이 형식적인 제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건간호 인력 확충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조직·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국회에서는 용혜인·이수진·서영석·김예지 의원 공동 주최로 ‘통합돌봄 시대, 보건간호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보건간호사회가 주관하고 대한간호협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는 오는 3월 ‘지역사회 돌봄통합지원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통합돌봄 핵심 인력인 보건간호사의 역할과 현장 여건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현행 통합돌봄 추진 과정에서 인력과 조직 기반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용혜인 의원은 “제도 설계만큼 이를 수행할 공공 인력과 조직 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수진 의원은 “전담 인력 부족과 명확한 지침 부재로 현장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영석 의원과 김예지 의원 역시 보건·의료·복지를 연결하는 보건간호사의 안정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윤주영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지자체의 인력 운용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교수는 “증원 없이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는 현장의 간호 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며, 성공적인 통합돌봄을 위해 ▲전담 조직 내 간호 인력의 필수 배치 ▲퇴원 환자 연계 과정에서 간호사의 ‘게이트키퍼’ 역할 강화 ▲보건소의 지역 보건의료 총괄 기능 명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박서인 안성시보건소 과장은 안성시 사례를 소개하며 “어르신의 72.4%가 자택 거주를 희망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간호직 팀장이 포함된 통합돌봄팀을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확충해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형선 국민의료복지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현장 중심의 다양한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인은예 광주동구보건소 건강도시팀장과 김영남 보건진료소장회 회장은 보건소 내 ‘건강돌봄과’ 신설과 보건진료소의 통합돌봄 공식 수행기관 재정립을 제안했다.
박효민 의정부시 주무관은 읍·면·동 단위 간호 인력 2인 이상 배치와 전문 경력 개발 경로(CDP)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채은경 진천군보건소 팀장은 AI·ICT 기반 스마트 건강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한 돌봄 효율성 제고를 주장했다.
언론과 정부 측 제언도 이어졌다. 뉴스1 김규빈 기자는 “지역별 준비 격차와 정보 분절 문제가 여전히 크다”며 명확한 협력 구조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허승원 행정안전부 과장은 “기배정된 5,000명 인력의 운영 실태를 보건복지부와 합동 점검하고, 평가 지표를 통해 성과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운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2월 초부터 세부 지침 마련에 착수해 보건소가 의료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수가 개선과 실무 교육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사후 대응 중심의 돌봄에서 벗어나 간호사가 주민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옥경 보건간호사회 회장 역시 “보건간호사가 통합돌봄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통합돌봄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인력·조직·예산을 통합적으로 정비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오는 3월 법 시행을 앞두고 보건간호 인프라 구축의 실효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